한국 IT 기업 AI 전략 변화, 글로벌 협력과 독자 기술 경쟁 본격화


카카오 오픈AI 제휴 확대와 챗GPT 활용 전략

카카오는 최근 오픈A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자사의 AI 서비스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자체 개발 중인 AI 메신저 서비스 ‘카나나’에 오픈AI의 최신 GPT 모델을 탑재할 가능성이다. 이는 단순한 대화형 AI 기능을 넘어, 사용자의 일정을 관리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AI 개인비서’로 진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다음, 멜론 등 국내 대표 플랫폼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AI 모델을 빠르게 대중화할 수 있는 생태계도 갖추고 있다.

오픈AI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카나나의 도입은 단순히 서비스 고도화에 그치지 않는다. 오픈AI가 한국 기업과 공식 협력 관계를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글로벌 AI 리더십과 직접 연결된다는 점에서도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카카오는 이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5천만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AI 생활화’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향후 동남아 등 해외 시장 확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회사 기업


KT MS 협업 기반 맞춤형 AI 모델 개발 현황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을 통해 AI 사업을 전략적으로 확대 중이다. KT는 MS의 GPT-4o 모델을 기반으로 한국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공, 금융, 헬스케어 등 규제가 까다로운 산업군에 맞춤형 AI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KT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활용해 국내 규제 환경에 최적화된 AI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인력 차원에서도 강화되고 있다. MS 한국법인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총괄했던 전문가를 영입하며, 전략 기획과 사업 실행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KT는 향후 AI 콜센터, AI 교통 예측,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에서 실질적인 수익 창출 모델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또한 GPT-4o 기반의 산업 특화 AI 개발은 정부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 정책과도 맞물려 있어, 공공 AI 서비스 확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KT 글로벌 AI 진출 전략과 A.Star의 북미 시장 도전

SK텔레콤은 2022년 AI 비서 서비스 ‘에이닷(A.)’을 출시한 데 이어, 2024년부터는 북미 시장을 겨냥한 ‘에스터(A.Star)’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글로벌 확장에 나섰다. 에스터는 영어 기반의 AI 비서 서비스로, 음악 추천, 일정 관리, 감정 분석 등의 기능을 제공하며 북미 사용자의 디지털 경험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SKT는 미국, 캐나다 등 AI 인프라가 잘 구축된 국가를 중심으로 시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데이터 활용과 기술 고도화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SKT는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5G 인프라 등 통신 기반 자산을 활용해 AI 서비스 운영 비용을 최소화하고, 빠른 시간 내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네이버 소버린 AI 전략과 하이퍼클로바X 경쟁력

네이버는 글로벌 협력 대신 ‘소버린 AI’ 전략을 통해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대형 언어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앞세워 공공, 금융, 제조, 교육 등 산업별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B2B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우디 아람코의 IT 자회사와 협력해 ‘네이버 아라비아’라는 법인을 설립 중이며,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다국어 AI 서비스를 현지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한국수력원자력, 금융감독원 등 정부·공공기관에 적용함으로써 AI 모델의 신뢰성과 실용성을 검증받고 있다. 이는 글로벌 AI 기업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규제 환경에서 네이버가 독점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네이버는 AI 기술뿐 아니라 검색, 쇼핑, 커머스, 번역, 창작 등 전사적 서비스에 AI를 결합하는 ‘AI 일상화 전략’을 가속화하며 경쟁력을 넓혀가고 있다.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협업과 기술 자립 전략 비교

국내 IT 기업들의 AI 전략은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뉜다. 카카오, KT, SKT는 오픈AI, MS 등 글로벌 기술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빠른 성과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네이버는 자체 기술 기반으로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 두 전략은 각각의 장단점을 갖는다. 글로벌 협력은 기술력과 시장 신뢰를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독립성 확보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반면 독자 전략은 기술 자립과 데이터 주권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전문가들은 두 접근법 모두 필요하며, 상호 보완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본다. 고려대 박찬준 교수는 “AI 기술에서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들 간의 협력도 필수”라며 “국가 차원에서 데이터 공유와 기술 표준화, 인재 육성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한국형 AI 생태계를 위해선 GPU, AI 반도체, 클라우드 등 인프라 측면에서도 자립 기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AI는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산업 구조를 뒤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고 있다. 이제 한국 IT 기업들은 기술, 인재, 전략 모두를 갖춘 종합적인 준비로 AI 주도권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협력과 기술 자립이라는 두 날개로, 한국 AI 산업의 비상이 가능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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