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가 1년간 680만 명이 이용한 필수의료로 정착했습니다. 법제화, 서비스 한계와 해결 방안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1. 비대면진료 이용자 680만 명 시대
2024년 2월 전공의 사태 이후 전면 허용된 비대면진료가 시행 1년 만에 누적 이용자 680만 명을 돌파했다. 진료 요청 건수만 140만 건 이상을 기록하며, 과거 실험적 영역에 머물던 원격의료가 현실적 필수의료 서비스로 자리를 잡았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에 따르면, 2023년 3월 기준 월 8만 건이었던 진료 요청은 2025년 1월 기준 18만 건을 넘어서며 137% 성장했다. 플랫폼에 제휴한 의사는 1,500명을 넘어섰고, 조제 가능한 약국은 전국 약국의 67.3%에 달한다.
비대면진료가 ‘편의’ 중심에서 ‘일상 의료’로 전환된 배경에는 팬데믹 경험뿐만 아니라, 의료접근성이 낮은 취약계층의 지속적 수요가 있었다. 특히 교통이 불편하거나 이동이 어려운 고령자, 만성질환자, 맞벌이 직장인들이 그 수요의 중심에 서 있다. 대면진료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지만, 일상적인 의료 접근을 위한 보완 수단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2. 높은 환자 만족도와 현장 수용도
비대면진료의 빠른 확산은 단지 편리함 때문만은 아니다. 실제 이용자와 의료인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점에서 제도화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비대면진료를 이용한 환자의 82.5%는 안전성에 대해 “대면진료보다 불안하지 않다” 또는 “동등하다”고 응답했다. 만족도는 94.9%가 ‘보통 이상’으로 답했고, 91.7%는 “앞으로도 계속 이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의사와 약사의 수용도 또한 높았다. 의사의 84.7%, 약사의 67.0%가 “계속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비대면진료의 역할을 인정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단순히 감기나 피부질환 같은 경증 치료를 넘어, 만성질환 관리, 복약지도, 진료 사후 관리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긍정적 반응은 비대면진료가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넘어 의료 서비스 패러다임의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3. 비대면진료의 법제화 필요성
현재 비대면진료는 전면 시행 중이지만, 여전히 ‘제도적 공백’ 속에 운영되고 있다. 즉, 법률에 명문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의 시범사업 형태로만 허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투자나 서비스 개선에 있어 한계가 크다. 기술 고도화, 인력 채용, 시스템 안정성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 제도적 불확실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로 21대 국회에서는 7건의 비대면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되었다. 현재 22대 국회에서 법제화 논의가 재개되고 있으며, 원산협은 “지속가능성과 국민 편익 증진을 위해 반드시 법제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현재 시스템의 운영 주체와 책임 범위, 개인정보 보호와 진료 질 관리 등 법제화 과정에서 다뤄야 할 이슈는 많지만, 기본적인 골격을 법으로 정비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4. 야간·휴일 약 수령 문제 등 제도 미비
비대면진료가 생활화되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명확하다. 대표적인 문제가 ‘처방약 수령’이다. 현재 전체 비대면진료의 40.6%가 야간이나 주말 등 휴일에 이뤄지는데, 이 시간대에는 약국이 문을 닫거나 조제를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나 농어촌처럼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실제 사례로, 주말에 진료를 받고 약 처방까지 완료했지만 문을 연 약국이 없어 다음 날까지 약을 받지 못한 환자들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는 환자의 불편뿐 아니라, 약 복용의 시기를 놓쳐 치료 효과가 저하될 수 있는 위험 요소다. 이에 따라 약국 운영 시간 확대, 조제 대행 시스템, 약 배달 서비스 연계 등 실질적 보완책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의 협업도 필수다.
5. 비대면진료의 미래
비대면진료는 단기적인 대체재가 아닌, 미래 의료 서비스의 핵심 축으로 진입하고 있다. 단순한 진료 기능을 넘어 건강관리, 생활습관 코칭, 약 복약 이력 관리, 만성질환 원격 모니터링까지 통합된 헬스케어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AI 진단 기술, 환자 데이터 기반 분석,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와 결합되면 의료 서비스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국내에서 닥터나우, 굿닥, 메라클리닉 등 다양한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이들이 축적하는 의료데이터는 향후 공공보건 정책 수립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제도와 기술, 그리고 사용자 인식의 균형 발전이다. 비대면진료는 단지 위기를 넘기기 위한 임시방편이 아니라,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의료 공백을 해소하는 구조적 대안이 되어가고 있다.


